[칼럼] 10. 에어비앤비는 진정 레드오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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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요즘 에어비앤비 시장에 대해 “이제 끝물이다”, “지금 들어가면 손해다”, “강의하는 사람들만 돈 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실제로 요즘 예약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고, 신규 호스트가 많아 경쟁이 치열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에어비앤비가 정말 레드오션이고 끝물일까요? 제 생각을 조금 정리해보겠습니다.

1. 에어비앤비는 레드오션일까?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봅니다. 흔히 레드오션이라고 하면 경쟁자가 너무 많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시장을 뜻하는데, 실제로 지금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호스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8년 전부터 운영해온 호스트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고(얼마 전 만나 스몰 토크도 했습니다), 제 주변에도 호스트 경력 5년 이상인 ‘고인물’들이 많습니다. 이런 호스트들이 레드오션이라서 끝물이라면 왜 계속 운영을 유지하며, 심지어 새로운 매물을 찾아 확장까지 고려하고 있을까요?

한편, 에어비앤비가 반은 레드오션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매체를 통해 에어비앤비가 괜찮다는 이야기가 많이 퍼지면서,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다만, 10년 경력의 호스트라고 해서 새로 오픈한 숙소보다 예약이 무조건 잘 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새로 단장한 깨끗한 숙소가 기존 숙소보다 더 높은 예약률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최근 강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높아졌습니다. 코로나 전에는 20~30대 젊은 층이 많았지만, 요즘은 젊은 층 참여가 줄었습니다. 이미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했고, 필요한 정보는 이미 공유되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레드오션’이라는 평가는 절반 정도 맞는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에어비앤비만큼 괜찮은 사업도 없더라

이 말은 ‘에어비앤비만큼 상대적으로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도 드물다’는 의미입니다. 기존 호스트들이 왜 계속 운영을 유지할까요? 단순히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초기 세팅만 마치면 호스트가 해야 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주로 청소, 숙소 관리, 문의 대응 정도입니다.

청소가 쉽지는 않지만, 경험상 대부분의 게스트는 비교적 깔끔하게 숙소를 사용합니다. 물론 간혹 엉망으로 쓰고 가는 게스트도 있지만, 전체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그 일부의 임팩트가 큽니다. 10건 중 9건은 문제 없는데, 1건이 엉망이면 호스트의 멘탈에 큰 압박이 되죠. 심할 경우 ‘내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방 바닥에 대변을 보고 간 게스트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한 번의 사건이 오래 기억에 남아 호스팅 의욕을 떨어뜨립니다.

또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게스트도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질문 머신을 만나면 머리가 아플 정도였죠. 숙소 사용법, 주변 정보, 이것저것 요청이 이어지면서 정신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게다가 고성방가, 쓰레기 투척, 분실, 경찰 출동 등 다양한 문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스트들이 계속 운영하는 이유는, 이런 문제 상황은 극히 일부라는 점입니다. 문제 있는 게스트 몇 건 때문에 전체 호스팅을 포기할 필요는 없고, 대부분의 게스트는 아무 문제 없이 깔끔하게 숙박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3. 나는 에어비앤비를 잘 운영할 수 있을까?

예비 호스트라면 ‘내가 과연 잘 운영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실 겁니다. 일단 적당한 매물만 확보할 수 있다면 누구나 시작은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물을 확보하는 것과 그것을 잘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여기서는 매물을 확보했다는 가정 하에,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몇 가지 요소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요즘은 매물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매물 확보 자체를 최우선으로 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개 수수료를 몇 배로 얹거나, 확실치 않은 매물에 합법적 운영 가능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천만 원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됩니다. 매물 확보는 어디까지나 시작 단계일 뿐입니다.

많은 분들이 매물을 구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성과를 달성한 것처럼 착각하지만, 실제 수익을 내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매물을 구한 것 자체는 잘한 일이지만, 그 매물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 투자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업을 하거나 잠시 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매물 확보에만 매몰되지 마세요. 매물 확보는 준비 단계일 뿐이며, 실제 운영과 수익 창출이 진짜 목표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 숙소나 도시민박 매물 확보가 어렵더라도,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다양한 방식으로 에어비앤비 사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1) 인테리어

매물을 확보했다고 가정하면, 이미 위치는 정해져 있으니 바꿀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호스트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당연히 인테리어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의외로 인테리어를 제대로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고로 대충 꾸며도 된다”, “돈 많이 쓰지 마라”는 조언이 흔한데, 핵심은 비용이 아니라 게스트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돈을 적게 써도 게스트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라면 충분합니다. 반대로, 많은 비용을 들였어도 매력적이지 않다면 예약은 잘 되지 않겠죠. 그러므로 게스트가 방문하고 싶어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법을 잘 모르겠다면 전문가를 활용하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테리어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꾸며도 숙소를 완벽하게 예쁘게 만들기 어렵습니다. 본인이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판단하는 수준에서는 실제 게스트의 만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숙소는 결국 게스트가 만족해야 합니다. 호스트의 만족은 의미가 없습니다.

인테리어 업체나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해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집기류는 중고로 활용해도 좋지만, 배치와 조화가 중요합니다. 같은 방, 같은 침대라도 커튼 길이나 액자 유무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방과 어울리는 그림이나 소품을 배치할 줄 아는 눈이 있어야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조화롭게 완성됩니다.

직접 인테리어를 한다면, 이미 예쁜 컨셉 룸을 하나 선정하고, 최대한 똑같이 재현하는 느낌으로 꾸며보세요. ‘대충 적용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가능한 한 그대로 구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진행해야 그 느낌을 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서울의 다가구·빌라 숙소보다는 지방 관광지(경주, 전주 등)의 숙소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은 주로 독채나 단독주택이 많아 인테리어 비용은 높지만, 그만큼 독창적인 디자인이 나옵니다. 서울의 다세대·빌라 숙소는 대부분 비슷한 느낌이라, 이를 참고하면 우리 숙소도 특별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위치가 뛰어나지 않다면, 특색 있고 유니크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게스트 선택을 받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2) 사진

사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많은 호스트들이 숙소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곤 하는데, 아무리 최신 스마트폰 카메라가 좋아졌다고 해도 DSLR로 찍은 느낌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숙소 사진 촬영의 기본은 DSLR과 광각 렌즈의 조합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호스트는 이런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거나, 사진 촬영이 취미가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전문 사진작가를 고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2~3룸 기준으로 20~3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인테리어를 크게 바꾸지 않는 한 사진은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비용을 아끼려고 핸드폰으로 어설프게 찍는 것보다, 전문가를 고용해 찍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1년 기준으로 숙소 2~3일만 추가 예약되면 전문 사진작가 비용은 충분히 회수됩니다. 우리 카페에도 숙소 사진을 잘 찍는 전문 사진작가 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사진을 너무 잘 찍으면 게스트가 속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며 일부러 적당히 찍으라는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에서는 일단 클릭을 많이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숙소보다 더 많이 클릭되어야 예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진과 숙소의 실물 컨디션이 일치하는 것입니다. 예쁜 사진을 썸네일로 사용해 클릭을 유도하고, 숙소에 도착한 게스트가 사진과 동일한 경험을 한다면 ‘사진보다 실물이 나아요’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됩니다. 사진과 실물이 다른 경우에만 게스트가 ‘낚였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에어비앤비에서는 위치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예약 성패는 앞서 이야기한 인테리어와 사진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세팅 단계에서 인테리어와 사진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초기 세팅이 그대로 몇 년 동안 지속되는 사업이므로, 초기 세팅이 곧 사업의 전체 기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집도 아닌데 큰돈 들이기 망설여진다’는 생각은 당연합니다. 내 소유가 아닌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공사를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직접 작업을 하거나, 공정별로 인부를 고용해 진행하며 공정과 비용을 정확히 파악하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작업이 가능합니다. 둘째, 투자한 비용을 회수할 전략을 세우는 방법입니다. 인테리어에 비용을 많이 들였다면, 예약률을 높일 수 있는 인테리어로 게스트를 끌어 높은 요금을 책정해야 합니다.

모든 사업에는 리스크가 따릅니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도 예외가 아니어서, 상가처럼 장기 임대차 계약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공사에 큰 돈을 들였는데 집주인이 퇴거를 요구하거나, 집을 매각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사업은 가능한 한 본인 소유 부동산을 목표로 시작하고, 임대차 계약으로 운영하며 경험을 쌓은 후, 소유 부동산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안전합니다.

4. 결론

에어비앤비 사업은 사람에 따라 레드오션이 될 수도 있고,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어느 쪽으로 경험할지는 철저히 준비한 호스트에게 달려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노동력 대비 효율이 높은 사업임이 분명합니다.

청소와 관리가 번거롭다면 전문 청소 인력을 고용해 운영할 수 있습니다. 게스트의 요청이나 호스트가 직접 숙소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지만, 이런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대부분 해결 가능한 문제들입니다.

수년간 호스팅을 지속하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이 사업이 충분히 매력적임을 보여줍니다.

에어비앤비는 레드오션 끝물일까?

그 답은 준비한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충분히 준비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여전히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업입니다.

이 글을 읽는 예비 호스트라면, 철저한 준비로 기회를 잡는 호스트가 되시길 바랍니다.

원글 https://cafe.naver.com/maplepath/93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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