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1. 에어비앤비 숙소 운영을 위해 호스트가 꼭 알고 있어야 하는 핵심 가치

오늘은 에어비앤비 숙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점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대부분의 호스트들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에어비앤비를 시작하지만, 수익을 내기 이전에 플랫폼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전반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가치

여기서 말하는 가치는 에어비앤비 기업의 경영 철학이나 거대한 비전이 아닙니다. 호스트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실질적인 가치를 짚어보자는 것입니다.

혹시 코로나 이전, TV와 지면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히 진행되던 에어비앤비 광고를 기억하시나요?

광고 카피는 바로,
“Don’t go there. Live there.”
한국어로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라고 번역되었습니다.

이 카피는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아떨어져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광고만 봐도 “나도 저렇게 여행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에어비앤비 예약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여행의 키워드는 ‘살아보는 여행’, ‘현지인이 되어보는 경험’, ‘로컬 라이프에 스며드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곧 호스트 숙소의 방향성과도 연결됩니다. 게스트들은 단순히 호텔이나 모텔에서 머무는 대신, 현지인들의 생활 공간 속에서 여행의 진짜 매력을 느끼고 싶어 했던 것이죠.

아래는 당시 방영되었던 에어비앤비 광고 영상입니다.
한 번 참고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에어비앤비가 주거지역에 대거 등장하면서,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수익형 숙소가 늘어나면서 월세가 급등하거나, 매물 자체가 줄어들어 원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세계 곳곳에서는 에어비앤비를 반대하거나 강력히 규제하는 지역들이 생겨났습니다. 물론 에어비앤비 역시 이를 인지하고,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멕시코 지진 사태 이후 피해자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거나, 허리케인 마이클로 집을 잃은 미국 주민들에게 임시 거처를 마련해 준 사례, 코로나 시기 의료·필수 근로자들을 위한 쉼터 제공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에어비앤비는 지역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의 에어비앤비 광고 메시지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이제는 더 이상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감성적 메시지를 강조하지 않습니다. 대신, 보다 직접적이고 실용적인 문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Get an Airbnb, and get more space.”
“Get an Airbnb, and stay together for less.”

즉,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하면 더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다”, “호텔보다 저렴하게, 함께 머물 수 있다”라는 식이죠.

광고는 이제 호텔을 정면으로 겨냥합니다.

“호텔에 침실, 거실, 주방이 다 있나요? 없잖아요.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가능합니다.”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데, 왜 굳이 호텔 방을 따로 잡아 떨어져 있어야 하나요? 에어비앤비에서는 더 저렴하게 예약하고, 함께 머물며 즐길 수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이제 직접 호텔을 경쟁상대로 지목합니다.

아래 광고를 한 번 보세요.

에어비앤비는 이제 본격적으로 호텔과 경쟁하는 숙박업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명확합니다. 바로 ‘호텔보다 저렴하면서, 더 넓은 공간을 일행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숙소’입니다. 따라서 호스트로서 에어비앤비를 시작하기 전에 이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럼 어떤 숙소로 시작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방향이 나옵니다. 투 룸, 쓰리 룸, 포 룸 이상처럼 여러 명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 거실이나 다이닝 룸처럼 호텔보다 넓은 공동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숙소가 적합합니다. 에어비앤비는 이미 이런 숙소를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로 시작한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 속에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투 룸보다는 쓰리 룸, 쓰리 룸보다는 포 룸이 경쟁률이 더 낮습니다.)

현재 서울에 등록된 에어비앤비 숙소의 약 절반 이상은 1 bedroom, 즉 원룸 형태입니다. 만약 방 하나짜리 숙소로 운영한다면 이미 시장을 선점한 경험 많은 호스트들과 더불어 여러 호텔 브랜드들과 정면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올해 말부터는 원룸형 숙소가 대거 삭제될 예정이어서 앞으로는 호텔 VS 투 룸 이상의 에어비앤비 숙소 간 경쟁 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단순히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투 룸 이상에서만 허가가 나오니까 투 룸을 구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왜 투 룸, 쓰리 룸, 포 룸이 에어비앤비의 방향성과 맞아떨어지는지, 그리고 에어비앤비가 왜 호텔과 직접 경쟁하는 길을 택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을 아는 호스트가 시장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에어비앤비의 광고 속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호텔보다 넓고, 더 저렴하게,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공간.’

이것이 바로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추구해야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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